멜라니아 여사의 '군복 패션'이 논란이 된 진짜 이유, 구설수에 오른 과거 의상 총정리

전직 모델 출신의 빼어난 몸매 때문인지, 놀라운 패션 센스 때문인지 그간 영부인으로서의 역할보다 그 밖의 것들로 많은 구설수에 오른 멜라니아 여사, 임기 후반인 요즘에도 그녀는 새로운 논란거리의 주인공이 되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의 2번째 밤에 공화당 당원들이 결집한 곳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연설을 했는데요. 행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에릭, 그리고 트럼프의 차녀 티파니 트럼프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논란의 시작은 이번에도 멜라니아의 의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날 밤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미국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연설은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진행되었는데요. 그녀의 스피치의 대부분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국민을 향한 메시지였지만, 그보다는 대체 왜 멜라니아가 논란의 의상을 선택한 것인지가 언론의 초점이 되었습니다.

 

이날 멜라니아 여사가 착장한 의상들을 자세히 살펴보시겠습니다. 미세스 트럼프는 보통 대중에 모습을 드러낼 때 잘 입지 않는 투피스 앙상블을 선택했는데요. 어깨에 각이 잡힌 골드 컬러의 투 버튼 단추로 장식된 블레이저를 걸쳤으며 버클 벨트로 허리를 조였습니다. 또 무릎길이의 펜슬스커트를 입었죠. 2019년에 같은 의상을 모델 카이아 거버가 입은 적이 있어 이번에 비교 사진이 뉴욕포스트에 실리곤 했는데요. 모델은 단발에 짧은 스커트와 가죽 부츠로 밀리터리룩을 도도하고 시크하게 소화했습니다.

 

세계적인 부동산 갑부의 아내답게 이날의 의상도 명품 일색이었습니다. 의상은 영국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슈즈는 크리스찬 루부탱의 제품입니다. 가격만 해도 어림잡아 1천8백 달러(약 214만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패션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름만 들으면 안다는 고급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걸친 것은 개인의 경제적 여력과 취향을 따를 수 있는 것이기에 존중받아야 할 선택이지만, 논란이 된 것은 그녀의 패션 스타일과 색상 때문이었죠.

멜라니아 여사는 군대를 상징하는 이른바 '아미 그린' 컬러로 의상에서 슈즈까지 모든 색상을 통일했고 각 잡힌 어깨의 재킷과 뾰족한 하이힐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이른바 '밀리터리 룩'을 표방한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패션 관련 각종 논란과 이슈를 다루면서 '패션계의 경찰관'이라고 불리는 인스타그램 계정 '다이어트 프라다'는 멜라니아의 의상을 히틀러, 무솔리니, 전 루마니아 수상 이온 안토네스쿠가 입은 의상들에 빗대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희대의 파시스트 독재 지도자였는데요. "미국에 트럼프 여사는 '자타 공인 파시스트'임을 증명하는 룩이다"라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죠. 심지어 그녀의 군대 패션에 히틀러의 모자와 트레이드마크라 불리는 수염을 그려 넣은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즈의 패션 편집장인 바네사 프리드만도 "대체 어떤 전쟁에서 그녀가 싸우는 것이냐?"라며 멜라니아가 이날 선택한 의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인종 차별 문제를 두고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들을 반하는 전쟁을 선포하는 것인가?, 아니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뜻하는 의상인가?, 아니면 그 어떤 의도도 없는 건가?"라며 사람들은 그녀의 의상에 설왕설래가 한창입니다.

사실 그녀의 밀리터리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아프리카에서 과거 식민주의를 상징하는 옷을 입는가 하면, 허리케인 복구 현장에 선글라스에 하이힐을 신고 가서 비난을 받기도 했었죠. 많은 행사에서 밀리터리룩을 선보인 여사의 모습을 종종 봐왔으나, 코로나19와 인종차별 집회로 떠들썩한 요즘이기에 그녀의 의상 선택에 여론이 더욱 민감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날 멜라니아의 의상도 화제였습니다. 이방카가 지지 연설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소개하는데 이때  멜라니아가 이방카를 향해 한번 웃더니 싸늘하게 표정이 변했었죠.

 

이 장면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모녀 관계가 좋지 않은 반증이라며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하필 네온 컬러의 튀는 색상 원피스를 입은 멜라니아의 의상 선택을 두고 "카메라 반사판" 같다며 다양한 포토샵 사진들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사실 멜라니아는 그간 자신도 질린다 할 만큼 패션에서 비롯된 수많은 구설수를 몰고 다녔는데요.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입은 흰색 팬츠 슈트, 트럼프의 취임식 때 걸친 티파니 블루 코트도 논란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같은 해 이어진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 구찌의 천백 달러짜리 핫핑크 리본 셔츠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여성 비하 녹취록 공개에 불을 지피기도 했었죠.

또 2018년 그녀가 입은 의상 중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꼽히는 39달러짜리 자라 재킷, "I REALLY DON'T CARE, DO U?(난 정말 신경 안 써, 당신은?)"이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부모와 격리된 아동들을 만나면서 멜라니아의 진정성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점화했습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영부인으로서 전직 모델이라는 도드라지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녀 일거수일투족이 그야말로 화제가 되는 멜라니아 여사, 그녀의 패션에 늘 언론의 카메라의 초점이 맞춰진다는 사실은 패션에서 숨은 메시지를 찾아내고자 애쓸 만큼 그녀가 현재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문제로 미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트럼프 부부가 다시 한번 왕좌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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