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비싼 실수는? '글자 하나' 틀렸을 뿐인데 수습불가였던 전대미문의 실수들
- 여행
- 2021. 2. 2. 14:21
우리 모두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는 당연하다고 서로 토닥토닥해보지만, 단순히 위로로는 도무지 위로되지 않는 '사건 사고'도 있기 마련이죠.
오늘 GOING ON에서 소개해드릴 화제의 실화는 '스펠링 하나' 틀렸을 뿐인데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관한 것입니다.
먼저 지금까지 스펠링 오류로 인해 생긴 '역대 최악의 실수'라고 불리는 사건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다음 사진이 보여주듯, 힌트는 바로 '돈'입니다.
개인 회사가 아닌 국가에서도 엄청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대미문의 '사건'은 바로 틀린 스펠링을 담은 지폐에 대한 것입니다.
호주 지폐 공사가 제조한 50달러짜리 지폐에 다름 아닌 스펠링 오류가 숨어있었던 것인데요. 4천6백만 호주 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50달러짜리 지폐들에 죄다 틀린 스펠링이 들어간, 그야말로 '대 악몽'같은 사건으로 호주인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죠. 책임감을 뜻하는 단어인 'responsibility' 대신 'responsibilty'로 'i'를 빠뜨렸던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잘못 표기하다니, 담당 직원은 책임감 없다는 소리를 제대로 들었을 것 같네요.
이 사건이 호주의 수치로 남은 이유는 사전에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채로 지폐가 제조되었음은 물론, 시중에 널리 유통까지 되었기 때문입니다. 호주의 50달러 지폐에는 1921년에 호주 최초의 여성 의원으로 선출되어 3년간 재직했던 인물인 에디스 코완이 등장합니다.
지폐 속의 코완의 어깨 옆에는 과거 그녀가 했었던 연설문의 일부가 인쇄되어 있는데요. 연설문 중에 '책임'이라는 단어의 스펠링이 틀렸다는 전대미문의 실수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 사건은 기사화되어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되었습니다.
지폐에 표기가 잘못되었다는 논란이 공식적으로 불거진 것은, 놀랍게도 지폐가 시중에 유통된 지 6개월이 지난 이후였습니다. 라디오의 청취자가 지폐를 확대한 사진을 찍어 보냈던 것입니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너무 많은 양이 시중에 유통되어 다시 회수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그냥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중에 유통된 절반이 틀린 스펠링으로 표기된 지폐였던 탓이죠.
문제의 지폐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 그리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4개의 점까지 표기된 최신 기술이 접목된 지폐였습니다. 이 때문에 다시 폐기하고 제조하는 데 드는 돈이 더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인 것도 회수 불가 결정이 내려진 또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일본 삿포로 맥주 회사도 최근에 비슷한 실수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맥주 캔에 영문 철자를 하나 잘못 표기하는 바람에 큰 곤욕을 치르는 중입니다. 2021년 1월 12일에 신제품 런칭 예정이었던 카이타쿠시 맥주, 한정판이었던 이 맥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논란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제품 광고가 아닌 신문 기사로 완전히 화제를 일으킨 것이죠.
삿포로 브루어리는 일본 최대의 맥주 회사 중 하나인데요. 맥주 캔에 스펠링 하나가 잘못 인쇄되는 바람에 신제품 런칭 행사는 고사하고 사람들에게 대뜸 사과부터 해야 하는 지경에 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삿포로 브루어리는 곧장 논란이 된 맥주의 신제품 출시를 멈춰야 했죠.
다음 사진에서 어떤 스펠링이 틀렸는지 여러분, 보이시나요?
디자인을 하던 직원의 실수로 라거의 영문 스펠링을 'lager' 대신 'lagar'로 잘못 표시한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라거(lager)'의 영문을 일본어로 발음을 할 때 흔히 '라가'로 읽기 때문에 담당자가 이런 스펠링 오류를 범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요.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제품의 디자인 시안을 여러 차례 검토했을 것인데 아무도 이런 실수를 미리 걸러내지 못했고, '라가'로 잘못 표기된 채 완성된 맥주의 물량이 많다 보니 폐기될 경우 회사의 손해가 막심한 것이죠.
정확히 얼마만큼의 수량이 만들어졌는지는 회사 측이 밝히지 않았지만, 논란이 된 자체를 보면 피해 액수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웃지 못할 실수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못하고, 세계의 주요 언론에 실리면서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습니다. 언론은 이번 실수를 '당황스러운' 스펠링 오류라고 지적했고, 회사 측도 사과하기에 급급한 상황입니다.
이번 한정판 맥주는 일본의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와 콜라보한 제품으로, 일본 최초의 맥주 공장 카이타쿠시 브루어리에서 사용한 전통의 주조 방식을 그대로 활용해 만들어졌습니다.
영문 철자 오류로 인한 법적인 논쟁은 없지만, '부끄러운' 실수를 범했기 때문에 회사 측은 새 맥주의 런칭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로부터 "상관없다", "오히려 맥주를 폐기하는 것이 회사의 이미지에 손해를 입힐 것이다", '일본에서는 E가 아니어도 어차피 라가가 아닌가", "잘못 표기된 리미티드 에디션 맥주가 더 신선하다", "버리려면 우리에게 달라"는 다양한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한편 일부 고객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들을 위해 맥주를 기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고객들의 반응을 다시 검토한 삿포로 맥주 측은 당초의 결정을 번복하고 내달 2일부터 다시 문제의 맥주를 예정대로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2015년 스웨덴의 의류 업체 H&M은 티셔츠에 단어 스펠링 오류로 얼굴을 붉힌 적이 있었죠. 틀린 글자가 인쇄된 옷을 입고 멋지게 등장하는 훈남의 모습은 폭소를 불러왔습니다.
당초 이 업체가 티셔츠에 인쇄하려고 했던 문구는,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라는 토마스 에디슨의 명언이었습니다. 하지만 티셔츠에는 천재를 뜻하는 genius 대신 genious로 잘못 표기되어 있었는데요. 담당자의 실수로 스펠링 'o'를 더 표기한 것이었죠.
제품 출시에는 수많은 이들의 검토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심지어 상품 페이지에 들어갈 모델 사진을 찍을 때조차 아무도 몰랐다니, 단순히 디자이너만의 실수였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H&M 측은 온라인 사이트에서만 '나름의 한정판' 티셔츠를 판매할 수밖에 없었죠.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영국인들도 이런 실수를 하곤 합니다. 2018년에 영국의 온라인 패션 업체 ASOS에서도 스펠링 오류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는데요. 무려 1만 7천 개의 비닐백에 틀린 단어를 인쇄한 것입니다.
'discover fashion onilne'에서 online의 l과 i의 순서를 뒤집어 적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이 회사는 궁여지책으로 사건을 덮어보려 애썼습니다. 회사의 트위터 계정으로 "이것이야말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라며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이죠. 하지만 이 회사의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셈을 사람들이 그대로 다 믿었을지는 의문입니다. 일부 고객들은 일부러 스펠링을 틀리게 댓글을 달아 유머스럽게 답하기도 했으며, 실수에 대한 댓가로 할인을 요구하기도 했죠.
지금까지 "사람이니까 누구나 다 실수할 수 있다"는 말로도 도저히 위로가 안되는 전대미문의 스펠링 실수 논란을 만나보았습니다. 중요한 일일수록 다시 한번 더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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