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배경화면으로 유명한 이곳, 인디언 부족들도 '아기 상어' 노래를 부릅니다

우리에게 윈도우 배경 화면으로 더욱 익숙한 곳, 미국의 앤털로프 캐니언인데요. 머지않아 이곳 캐니언에서 '상어 가족'을 부르는 인디언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앤털로프 캐년이 위치한 곳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나바호 자치국인데요. 인디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세월이 바위를 깎아만든 자연의 섬세한 조각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앤털로프 캐니언

그런데 인디언 고유의 영역인 이 땅에 '아기 상어' 노래가 알려질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어린이들을 위한 뮤직비디오로 시작한 '아기 상어' 시리즈는 유튜브에서 40억 뷰 이상을 기록해 세계적인 돌풍의 주인공이 되었는데요. 미국 내에서 특히 큰 인기를 얻은 아기 상어 노래가 인디언 부족의 언어 버전으로 녹음되어 다시 한번 아기 상어가 만들어낼 신선한 파장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ABC NEWS

영국의 가디언지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은 미국 인디언 부족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게 될 '아기 상어'의 놀라운 인기 비결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번 12월 말에 유튜브 핑크퐁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인 아기 상어의 새로운 버전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원주민 보호구역이라 알려진 나바호 자치국의 나바호어로 녹음되었습니다.

10월 워싱턴 월드 시리즈에서 경기장에 울려 퍼진 상어 가족, 집단 율동으로 환호하는 관중 / Associated Press

핑크퐁 측은 지난 11월 말에 미국 애리조나주의 윈도우 락에 위치한 나바호 자치국 박물관과 함께 협업을 했고, 그간 널리 인기를 모은 상어 가족의 새로운 버전을 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협업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요? 놀랍게도 핑크퐁에 먼저 연락을 준 것은 나바호 부족이었다는데요. 영유아를 위한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는 나바호 박물관 관장은 한국의 핑크퐁에 직접 연락을 취했고, 핑크퐁 측이 나바호족의 고유 언어를 보존하는 데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면서 미국으로 날아와 녹음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나바호 자치국과 나바호어는 우리에게 생소한 면이 있는데요.  미국 여행을 위해 지도를 펼치다 보면 아주 넓은 공간이 '나바호 자치국'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바호 자치국은 미국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주에 걸쳐 위치한 미국에서 가장 큰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면적이 무려 71,000 ㎢로, 서울시 면적(605.2㎢)의 117배에 달하는데요. 

 

나바호 자치국의 위치와 고유 문양 / 위키피디아

모계사회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바호 자치국에서는 결혼하면 남성이 여성의 집으로 가서 살게 되며, 재산 관리도 여성이 맡는데요. 유산도 아들이 아닌 딸에게 물려준다고 합니다.

Getty's Image

2011년에 유네스코는 나바호어를 보존할 가치가 있는 취약 언어로 분류했는데요. 나바호 자치국 박물관은 이번 핑크퐁 녹음을 통해 나바호어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것입니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기 상어 / wizmnews

박물관 측은 나바호 버전의 아기 상어 사운드트랙을 녹음하는 작업을 위해 성우와 가수들을 선발하고자 하는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016년에 발표된 이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기 상어는 레바논이 사회 불안을 겪고 있던 당시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는데요. 한 시위자가 차 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군중들이 차를 감싸고 아이에게 아기 상어를 함께 열창하고 율동도 보여주는 따뜻한 장면이 유튜브 영상으로 퍼진 것입니다.

 

혼란의 레바논과 시위대(좌), 겁에 질린 아이에게 아기 상어를 불러주는 군중(우) / Eliane Jabbour 페이스북

나바호어로 어린이 노래가 더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에 디즈니의 '니모를 찾아서' 주제곡도 나바호어로 녹음된 적이 있었는데요. 박물관 측은 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상업적 효과는 아주 미미하지만, 나바호족들이 집과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나바호어를 주요 미디어에 싣게 됨으로써 문화 속에 녹아있는 나바호족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자 한다고 전했습니다.

과연 인디언의 언어로 불릴 아기 상어는 어떤 모습일지, 한국의 아기 상어와 인디언들의 만남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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